Being Without You – 임재범
album – ‘On the Turning Away’
이 곡은 임재범의 첫앨범 ‘On the Turning Away’의 A면 4번째 곡으로, 허스키한 그의 보이스 톤을 잘 느끼게 해주는 곡이다. 영어로 부르는 데도 곡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것은 그가 예전 백두산등 굴직한 헤비메틀 밴드의 보컬을 거치면서 많은 외국곡들을 불렀었기 때문이리라 생각된다.
당시 이 앨범을 내 놓으면서 임재범은 치렁거리는 긴 머리에 팔뚝엔 큼직한 문신을 새기고 가죽바지를 입은 전형적인 헤비메틀 보컬에서 짧게 머릴 자르고서 솔로로 전향했으니, 골수 메틀매니아들의 시각에서는 변절자로 치부되기도 했고, 매일 라면으로 끼니를 떼우면서 한국의 척박한 음악 풍토속에서도 메틀이라는 신앙하나를 붙들고 음악을 하며 임재범을 신부님정도를 우러러 보며 따르던 많은 후배 음악인들 역시 그를 오버그라운드로 도망간 유다로 생각하며 손가락질을 하곤 했었다.
언더그라운드에서 실력을 쌓으며 락을 하던 많은 밴드와 보컬들이 도저히 그들을 받아들이지 않는 한국의 음악풍토, 다시말하자면 10대를 위한 음악만이 돈이 되는 현실과 그러한 상품성에 맞추기위해 댄스와 발라드 일변도의 방송가와 음반사들의 담합에 의한 목죄임에 의해 오버로 부상할 수 밖에 없었으며 오버에서 생명력을 유지하려면 상품성을 고려한 음악을 만들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다보면 하고싶었던 음악보다는 잘팔리는 음악을 만들고, 부르게 되고 매니아들로부터는 변/절/자 취급을 받게 되는 것이 대게의 경우였다.
벌써 몇년전의 이야기지만 그의 1집 앨범은 뛰어난 가창력과 독특한 보이스 칼라를 무기로 방송가를 비롯해 대중(?)음악세계에서 대단한 반향을 불러 일으켰고 가장 남성적인 연애인의 반열에 오르기도 했었다. 그러던 그가 갑자기 TV 브라운관에서 사라진것은 일설에 의하면 자유인인 그가 제도권 스타만들기 시스템에 환멸을 느끼고 자유를 위해 최고의 위치를 버리고 떠났다고도 하고 또다른 학설에 의하면 마약과 관련되어 방송가에서 물러났다고도 하지만 어쨋든 그의 솔로 1집의 반응은 대단한 것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밤이 지나면’이란 곡을 기억할 것이다. 방송을 많이 탄 곡이므로 … 하지만 난 개인적으로 Being Without You란 이곡을 제일 좋아한다. 이상한 이야기지만 그에게는 영어로 부르는 것이 더욱 잘 어울리는 것 같이 느껴져서 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제 그가 2집 앨범을 내 놓았다. 1집때보다 더 짧게 머릴 깍은 그의 앨범 사진은 얼핏 조지 마이클을 생각나게 한다. 다시한번 그의 독특하면서 뛰어난 음색을 느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 같다. 아마 조지 마이클 보다 더 뛰어난 가창력으로 호소력으로 말이다.
이제 그가 어떤 모습으로 다시 우리에게 나타났는지 알아보기 위해 그의 신작 앨범을 CD Player에 넣고 베이스 톤을 평소보다 조금 높게 조절한 뒤 잔잔한 흥분에 가늘게 떨리는 손가락으로 [Play]를 눌러 봐야 겠다.
written on 97/Sep/10 by rocker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