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형 퇴직연금과 자산배분
1. DC형의 자산배분안의 선택
DC형 자산배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 투자자인 근로자들이 스스로의 책임으로 노후자금을 관리함에 있어서 과도한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위험을 관리는 하는 것이며, 두번째로 중요한 것은 위험관리를 위한 자산배분을 함에 있어서 너무 복잡하지 않고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2단계 접근법을 통한 간편하면서도 효과적인 자산배분과정을 아래 예시를 통해 살펴보자.
A. Step 1 : 연령별 선택
가장 심플한 자산배분안 선택방법은 근로자의 연령에 따라서 사업자가 제시하여주는 자산배분안을 선택하는 것이다.
[ DC형 가입자를 위한 자산배분안 (샘플)]
주 : DC형은 주식편입비율 40%이하의 상품만 제공되므로 자산배분안에 사용된 각 자산도 개별자산에 40%만 투자되고 나머지는 국공채에 투자하는 것을 가정한다 즉, MP for Junior인 경우 “국내주식에 40% 투자하는 펀드”와 “아시아퍼시픽에 40% 투자하는 펀드”에 투자하는 것으로 실전에 적용해 볼 수 있다.
많은 금융전문가의 연구에 의하면 자산배분의 결정이 포트폴리오의 성과의 결정요인중 90%이상을 차지한다고 한다. 그만큼 자산배분안의 선택은 근로자의 DC형 자산운용에 있어서도 결정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그 외에 구체적인 금융상품의 선택이나 가입시기 등이 전체 자산(포트폴리오)의 성과에 미치는 영향은 각각 3% 미만이라고 한다. (출처 : B,H,B, “Determinants of Portfolio Performance” )
연령을 첫번째 자산배분안의 선택 기준으로 삼는 이유는 은퇴시점(55세)을 투자만기로 가정할 때 연령에 따라서 투자가능한 기간을 역산할 수 있으며, 투자가능 기간이 자산배분에 있어서 가장 먼저 고려되어야 하는 조건이기 때문이다. 투자기간이 충분히 장기라면 주식과 같은 변동성 자산에 투자하는 비중을 보다 크게 가져갈 수 있지만, 투자기간이 상대적으로 짧다면 변동성 자산에 대한 투자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B. Step 2 : 투자성향별 선택
연령을 기준으로 자산배분안을 선택했으나, 동 자산배분안이 개별 근로자에 성향에 비추어 적절치 않다고 생각될 때는 아래와 같이 근로자의 개인별 “투자성향”을 고려해서 Step 1에서 선택한 자산배분안을 변경할 수 있다.
즉, 퇴직연금과 같은 장기자산을 관리하기 위한 자산배분을 선택할 때는 연령과 투자성향이라는 2가지 판단기준에 따라 아래 아래와 같은 테이블 상에서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모델을 선택하면 된다.
첫인상에서 살짝 복잡해서 보이는 아래 테이블에 사용된 자산배분안은 Step 1에서 소개된 5개 자산배분안을 성향에 따라 조정할 수 있도록 가로축(투자성향)과 세로축(연령)에 따라 배치만 새롭게 한 것이므로 지레 겁먹지 않도록 하자.
C. 1 to 1 자산배분
대부분의 DC형 퇴직연금 가입 근로자들은 위와 같은 2단계 선택법을 통하여 자신의 자산배분안을 쉽게 선택하고, 조정할 수 있다. 다만, 위 자산배분안이 만족스럽지 않거나, 개인적인 모든 자산을 총체적으로 검토해야할 특별한 상황에 처한 근로자의 경우에는 퇴직연금사업자(운용관리기관)의 자산운용컨설턴트와의 1:1 상담을 통하여 보다 개인적으로 종합적인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으면 된다.
물론 퇴직연금사업자(운용관리기관)이 그러한 자산운용컨설팅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2. DC형 자산배분안의 성과 시뮬레이션
A. 장기투자의 관점에서
i. 주식시장이 하락하면 어떻게 하나? – 아무것도 할 필요 없다. 단지 처음 자산배분 안이 시류에 흔들리지 않도록 해야한다.
글로벌 자본시장은 2000년부터 인터넷 버블붕괴와 함께 자산가치가 절반가까이 줄어드는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3년간의 하락후 2003년 이후부터 현재까지는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DC형 자산배분안으로 제시된 3가지 모델을 과거 시장에 적용해서 시뮬레이션 해 본 결과, 주가하락기에는 정기예금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과를 유지하였고, 주가상승기에는 정기예금보다 훨씬 큰 수익을 안겨주었다.
[ DC형 자산배분모델의 자산가치변화 시뮬레이션]
DC형 자산배분안중 “MP for Junior”의 경우, 2000년 6월에 1천만원을 투자했다고 가정할 때, 2007년 6월말 현재 1,925만원이 되었을 것이다. 같은 경우, 5% 금리의 1년만기 정기예금이라면 1,407만원이 된다. 누적수익률로는 93%대 41%로 두배이상의 차이가 난다. (논리의 단순화를 위하여 최초 한번 입금하고, 추가입금은 없는 것으로 가정)
또 다른 경우를 살펴보면, 73년부터 오일쇼크로 인해 2년간 자산가치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큰 폭의 주가하락을 겪었던 미국증시 역시 1975년 이후부터 크게 반등하여 그 후 20년간 자산가치는 약 50배가 증가하였다. 이와 같이 20세기 역사속에서 자본시장은 장기적으로 꾸준히 상승하였고, 큰 흐름속에서 나타나는 1~2년간의 일시적인 하락 시기는 “장기투자”, “복리의 힘”, “분산투자의 효과”를 믿고 견딜 때 더 큰 보상으로 이어진다는 교훈을 보여준다.
B. 분산투자의 관점에서
i. 욕심을 버리면 위험도 사라진다.
분산투자의 목적은 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어느 누구도 주식시장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통계적으로 합리적인 방법에 근거하여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분산하는 것이다.
단, 분산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선행되어야 할 것이 있다.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것이 마냥 위험해 보이는 것이 착각이라면, 주식에 일부라도 투자되면 단기간에 큰 돈을 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오류는 범하지 말아야 한다. 아직도 주변에는 “투자”가 아닌 “투기”를 하는 개인들이 너무 많다.
즉, 위의 자산배분에 시뮬레이션 예시에서 보듯이, 분산투자한 경우에는 변동성이 확실히 줄어들지만, 그만큼 목표수익률을 적정한 수준으로 잡아야 한다.
위 차트를 다시 살펴보면, 2006년 이후 한국과 아시아 주가가 급상승하고 있지만, DC형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들은 상승추세가 상대적으로 더디다. 주가 하락기에 안정적인 특성을 보인만큼, 주가 상승시에 상승폭이 작다는 점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안정적인 것이다.
주식투자의 변동성만 보는 투자자는 정기예금에 머물러 있고, 주식투자의 수익성만 보는 투자자는 대박의 헛된꿈을 꾼다. 자본시장에서 두마리 토끼란 없다. 다만, 자산배분과 분산투자는 이러한 양극단 사이에서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중도의 길을 제시한다. 거기다 장기투자를 통한 “복리의 힘”을 추가하게 되면, 실질적으로 투자가가 가질 수 있는 자산가치의 증대는 보통의 직장인이라면 충분히 노후준비를 하고 남을 만큼 크다.
자신에게 맞는 자산배분안을 선택하여 현명한 노후준비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