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여행

집에서 기르는 강쥐 두넘을 순천에 있는 와이프 친구네에 맏기고 마지막 인사를 했다.  호주눈 애완견 반입하려면 입국검역소에서 6개월을 체류시켜야 한다니 개들에게 고생이 넘 심해서 데려갈 수가 없었다. 

호주애들 너무 까탈스러운것 아닌가?  한달이면 몰라도 6개월이라니.

여튼, 첨으로 아가들 차태워 장거리를 갔는데,  넘 오랫만이라 그런지 뒷좌석에 넣어왔는데 큰놈은 와이프있는 앞자리로 올려고 내려가는동안 거의 3시간정도를 어찌 구슬프게 울던지, 나중엔 지쳐서 그냥 자긴했는데. 또 그걸 마지막 가는 여행길에 큰넘 하고싶은데로 앞자리 앉혀줄걸 그러지 못했다고 나중에 와이프가 얼마나 자책하던지.

9년간 키우는 강아지를 남에게 맏기고 이별한다는게 참 이렇게 맘 아플줄은 몰랐다.

아침에 순천에서 애들과 해어지고 나서 와이프는 얼마나 울었던지 눈이 다 짓물렀고, 그날 오후엔 넘 기력이 빠져서 우황청심원을 먹고 쓰러져 자야했다. 

나도 나이가 들어가니 남성호르몬이 줄어서 그런지 하도 울어대는 와이프땜에 분위기에 전염되서 그런지 이놈들 사진볼때마다 지금도 콧등이 씨큰하다. 

특히나, 집안에서만 9년을 살던 넘들이 난생처엄 마당에 그것도 시골집에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안쓰럽기는 했다 잘 적응하면 건강한 시골새로 거듭날수도 있겠지만 애완견나이 9년이면 사람나이로 거의 60인데, 추운겨울이나 비올때나, 동네 큰개들이 위협하거나 등등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시골에서의 첫날밤은 갑자기 기온도 내려가서 태어나 처음으로 집밖에서 자는거라 추울까봐 옷도 입혔고, 작은넘은 특히 추위를 많이타서 패딩가지 2겹으로 입혔었는데…..

다행히 와이프 친구의 오빠네가 순천에서 아파트 사는데 아이가 없고 강아지를 좋아하다 하여 맏긴지 3일째에 그쪽으로 옮겨갔다는 연락과 함께 아파트에서 잘 지낸다는 핸폰 사진을 보내왔다.

그제서야 좀 안심이 된다.

서울집에 돌아와서도 한동안은 허전함과 서운함에 눈물짓는 와이프를 봐야했다.

아파트 문 열때마다 쫄랑거리며 반기던 모습이 없고, 문밖에 인기척이 나면 큰놈이 짓을가봐 주의시키려다가 보면 이젠 그럴필요가 없고, 큰넘이랑 잠자리 싸움안해도되고, 공부하고 있으면 갑자기 화다닥 달려와 응가했으니 과자 내 놓으라고 보채지도 않는데 그 모든데 지금은 왜 이리 어전한지.

한 일주일 지나니까 이제 좀 적응이 된다.  빈자리가 좀 덜 느껴진다. 

그리고 떠날 준비로 바쁘다 보니 그게 또 허전한 기억을 잊는데 좀 도움이 되었다.

다시 강아지를 키울 수 있을지 모르겠다.

만약 키우게 된다면 또다시 장기간 멀리 떠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마 애완동물을 데려가지 못하는 호주같은 나라는 가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떠나기전 가장 최근에 집에서 찍은 두넘의 모습이다.  큰넘은 똑똑해서 호주보낼 짐싸기 시작할때부터 불안해 하면서 우리둘 옆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했다.  항상 짐싸면 멀리 간다는걸 알고 있다.

나이가 많아지면서 겁이 많아졌고,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을 못하는 편이다.  주인찾으로 간다고 뛰쳐나갈까봐 걱정인데, 아마 겁이 많아서 그렇지 못할것 같기도 하다. 

 

 

작은넘은 참 귀엽게는 생겼는데 좀 바보라서 뭐가뭔지 모른다. 그냥 푹신한거 젤 좋아라 한다. 

새 환경에서도 쉽게 적응한다. 크게 걱정되는게 없는 넘이다. 

하지만 신장에 결석도 있고, 뒤다리 무릅에 철심도 밖혀있는 나름 건강상의 문제가 만은 넘이다.

 

여튼, 두넘다 다시 한국 돌아올때까지 건강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다. 다시 보는날 집사람 또 울것 같은데 걱정이다. 그리고 1년넘게 맞아주신 분들도 그때 이별하려면 섭섭할텐데 그것도 걱정이다.

나이들수록 쿨해지기 보다는 구질해 지는것 같다. 더 사람다워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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