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AS Distance Learning 석사과정 런던대 졸업식

오늘 저녁을 너무 많이 먹어서 쉬이 잠자리에 들 수 없었는데, 새벽이 되자 오늘이 올해 내가 졸업하는 런던대 졸업식이었다는 것과 인터넷으로 생중계를 한다는 사실이 기억났다. 잠도 안오는 김에 잠시 들어가 봤더니 한창 졸업생들이 한명한명 호명되고 있었고, 긴 졸업생들의 행렬이 지나간 후 학장님의 인사말을 끝으로 졸업식은 끝이났다.

비록 참석하지는 못해지만 인터넷으로 이렇게 현장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한번 가보지도 못한 대학이자만 모든 졸업생들이 나름 각자의 나라에서 직장과 가정을 병행하면서 학업을 마쳐낸 것이라 그 나름의 보람이 느껴졌고 Alumni가 되었다는 것이 뿌듯하게 느껴졌다.

Distance Learning은 스스로의 동기부여과 자기관리가 되지 않는 경우에는 성공적으로 끝마치기가 매우 힘들다. 그래서 나도 5년을 꽉 채우고 몇번의 Fail 끝에 겨우 졸업할 수 있었고 그래서인지 지금 다른 대학에서 Full Time으로 공부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뿌듯함을 느낀다.

재미있는 것은 지금 공부하는 IT는 평균 Distinction을 받을 정도로 성적도 좋고 공부도 재미있지만 그만큼의 긴장감은 없다. 왜냐면 내게는 지금 공부가 좀 쉽다고나 할까? 반대로 런던대 Finance 석사는 여러가지 면에서 많이 힘들었고 포기하고 싶은 맘도 많았던 탓에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지금은 더욱 뿌듯한 것 같다.

사람들은 언제나 좋아하는 일을 즐기면서 해야한다고 하는데, 지금 즐기면서 하는 IT공부보다 다소의 의무감에 시작했고 더 힘들게 끝마친 Finance의 경우가 더 뿌듯함을 느낀다는 건 좀 이상하다.

최근 TV에서 위대한 탄생 스타오디션을 보면서도 참가자들의 치열한 경쟁과 눈물속에서 감동의 드라마가 만들어지는 것을 봤고, 남자의 자격 합창대회 편에서도 MT가서 정말 노래만 부르다 올 정도로 열정을 다해 노력했기 때문에 합창 대회장에 들어서서 다른 팀의 노래를 듣기만 했는데도 정말 닭똥같은 눈물이 흘러내렸던 것은 볼 수 있었다. 같이 합창연습을 하지 않았던 사람들은 전혀 느낄 수 없었던 감정일 것이다. 반대로 남자의 자격 아마추어 밴드편에서는 1년동안을 한곡을 연습해서 아마추어 밴드대회에 출전했지만, 그 1년간의 연습과정을 보면 어느한주도 열심히 한다는 것을 그다지 느낄 수 없는 그런 날들이었다. 대회를 즐긴다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대회를 치루고, 또 끝마치고 나서도 참가자들은 별다른 감흥을 받진 못했다. 그만큼 열정을 쏟아내지 않았기 때문에 뿌듯함을 느낄수도 없었던 것이다.

최근 이런 일련의 개인사적인 일과 TV프로그램을 보며 느낀것은 재미있을 찾아서 그것으로 인생을 사는 것은 정말 맞는 일이지만 그저 즐기는 정도로 해서는 뿌듯함을 느낄 수 없다는 사실이다. 재미있을 일을 하되 눈물을 쏟을 정도로 열정을 쏟아냈을 때 에베레스트를 정복한 산악인이 느끼는 것과 같은 그런 벅찬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재미있는 일을 한다는 것과 온갖 산고를 겪으며 일을 한다는 것 사이의 관계를 정리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왜 그래야 하는지 알것 같다.

댓글 2개

  1. 안녕하세요 박용조님,
    Distance Learning에 대해 구글링을 하다가 박용조님의 블로그를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저는 한국나이 28세, 김문수라고 합니다.

    블로그 전체를 다 읽어보진 못했지만, 금융계에서 근무하시고, 런던대 온라인 석사를 하셨고, 호주로 IT비전공자로 대학원수학 후 이민생활을 하시는 걸로 파악했습니다.

    쉽지않은 선택이였을텐데, 젊은 제가 느끼기에도 열정이 남다르시네요.

    저는 올 2월에 학부를 졸업하고 모교 국제교류본부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저도 원래 계획이라면, 이민을 목표로 내년에 호주 대학원으로 회계학 석사를 공부할 예정이었지만, 3월부터 학교에서 일을 하다보니 내년에 호주로 대학원을 가기에는 어려움이 생기게 되었네요.
    중요한건, 지금 하고있는 일도 적성, 근무환경 등 만족스러운 부분이 많구요. 하지만, 항상 꿈꿔왔던 호주생활이나 해외생활은 마음속에 품고 있습니다. (저는 21살때 호주워킹홀리데이를 다녀왔었습니다. )

    그래서 일단은 석사과정을 통해 학력을 조금 더 보충하고, 나중에 이직을 통해 해외취업을 목표로 하려고 하는데요.
    아무래도 국내석사를 하면 경제적 시간적 절약이 되겠지만, 제가 전공이 영문학이었고, 석사과정도 English Language and Linguistics 또는 Communication쪽을 할 생각이기에, 국내보다 해외대학 석사과정이 적합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기에, 현재로서는 해외에서 수학할 수 없기에 Distance Learning을 통해 석사과정을 이수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 생각하네요.

    제가 이렇게 긴 글을 쓰는 이유는, Distance Learning을 하실때의 마음가짐이 어떠셨는지 조언을 얻고자입니다. 직장생활과 학업을 병행하는 것은 쉽지 않으셨다는것은 글을 통해 보았지만, 글에 나오지 않는 어려운점이나 알아두어야 할점이 있다면, 알려주시면 감사드립니다.

    또한, 한국에서 직장이 있으셨고, 런던대 석사학위까지 받으셨는데, 이를 뒤로한채 호주로 떠나게 된 계기가 있으셨는지, 비전공으로 IT를 선택한 이유가 있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영주권 점수에서도 불리한 점이 많이 있으셨을 텐데…

    인생의 선배님으로서 걸어온 자취를 느껴보고 싶습니다.
    이곳에 답변하기가 어려우시다면 이메일을 주셔도 좋습니다^^;
    답변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김문수 드림.

  2. 안녕하세요. 김문수 님.

    제가 계속 한국에서 회사를 다녔다면 Distance Learning 으로 석사를 받았을지 확신이 없네요. 취업과 병행하면서 2번의 Fail를 했었고, 결국 호주와서 공부하면서 좀 시간적 여유가 있었기에 모든과목을 패스하고 석사를 받을 수 있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일과 공부를 병행한다는 것이 물리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었구요. 반드시 해야한다면 휴가라도 내고 마지막 일주일정도는 공부에 집중해야하는데, 한국직장에서 일년에 1주일 있는 휴가를 여기에 써버리면 실질적으로 재충전할 수 있는 시간은 없는셈입니다. 쉽지않은 일이죠. 물리적인 시간적 어려움을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영어가 잘 되시면 훨씬 유리할 수는 있습니다.

    직장에서 계속 생존하려면 지속적인 공부는 필연적인데 Distance Learning이 그것이 될 수도 있지만 여러가지 방법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편이 맞을 것 같습니다. 당시에 Distance Learning이 붐 아닌 붐이었고, 주변에서도 꽤 여럿 이런방식으로 석사를 취득하고 경쟁력을 높여서 외국계회사에 취업하는 경우들이 있었습니다.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도 있었구요.

    다른 비슷한 실력과 경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차별화되는 포인트를 만들기 위해서 Distance Learning을 통한 석사취득은 나름의 장점이 있습니다만 그것을 통해서 얼마나 많은것을 얻어내느냐는 전적으로 자신에게 달려있습니다.

    같이 공부했던 외국친구들은 대부분 이름만대면 알만한 외국 금융회사에서 지금은 다른 본부장급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친구들은 자신이 부족했던 지식적인 부분을 채우기 위해서 이 과정을 들었었고 그만큼 열심히 공부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한 영국친구는 금융기관 IT부서에 있었는데 이과정을 통해서 석사를 취득한후 리스크관리팀으로 옮겨서 지금은 리스크관리팀장을 하고 있습니다.

    졸업장보다는 그 과정을 통해서 얼마나 배웠느냐가 포인트가 되야할 것 같습니다.

    제가 지금 IT 개발자로 일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IT일을 좋아하기 때문이지 이민목적만은 아닙니다.

    처음 호주에 온것은 이민을 목적으로 한것도 아니였고 어학연수와 1년간의 재충전이었는데, 호주에 있다보니 여러가지 길이 보이고 다음 목표가 생기고 또 운도 따라주어서 지금까지 이곳에서 일을 하고 있게 되었네요. 처음부터 이민을 준비하고 오신분들에 비해서 엄청난 시간적 금전적 코스트를 지불했고 아직도 지불하고 있는 편입니다.

    지금 왜 한국직장을 그만두고 호주에서 일하고 있냐고 묻는다면 1. IT개발일이 좋은데 한국에서는 41살에 개발자로 전업은 불가능하지만 호주에서는 가능해서 2. 개발자임에도 불구하고 9시에 출근해서 5시30분에 퇴근할 수 있어서 3. 1년에 휴가가 25일이라서 4. 주 1회 재택근무, 연 10일 병가(주로 감기)가 보장되서 5. 사장과도 반말로 이야기할 수 있어서 ^^

    하지만 외국에서 생활한다는 것이 절대 쉽지는 않습니다. 워홀을 해보셔서 많이 이해하고 계시겠지만 포기해야 하는것도 많고 외국인으로서 겪어야하는 어려움도 여전히 고려해야하는 부분입니다.

    지금 하시는 일이 좋으시면 아직 연령적으로 여유가 많으시니까 몇년 더 현재위치에서 경험을 쌓으시는 것도 나쁘지 않은듯 합니다.

    화이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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