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한지 3개월만에 미국출장이라니, 정말 괜찮은 회사에 들어오게 된건가?!
그것도 3주간이나, 중간에 1주일은 휴가인데 출장일정상 회사에서 먼저 제안해서 내가 인심쓰듯이 집어넣은 휴가라니 예전같으면 상상하기 힘든일이다.
먼길 가는지라 짐이 엄청나다.
요즘 비행기 탈 일이 별로없어 간만에 타는 비행기가 좀 신선하다.
회사에서 잡아 준 숙소 Hyatt Regency Valencia, LA 북쪽에 있는 Valencia라는 곳에 사무실이 있다보니 그 근처로 숙소를 잡았다.
같이 교육받기로 한 영국직원과 미국의 시카고에서 온 직원도 다 같이 같은 호텔에 묶었다. 와서 보고 안 일이지만 외국출창때 가족들과 함께 움직이는 경우가 꽤 있다고 한다. 다른 지역에서 다른 목적으로 이곳으로 출장온 또 한분도 애들 둘 포함해서 가족 전체가 함께 와서 묶고 있었다.
나중에 돌아가서 읽어보게 되었지만 해외출장시 가족동반으로 갈 경우 동반가족의 비용일부도 회사에서 지원해 주는 것이었다. 사실 호텔 숙소는 한명이 쓰나 2명이쓰나 비용이 동일하기 때문에 회사입장에서도 별 부담은 없다. 다만 이곳 아침식사가 원래 1명으로 예약되어 있었는데 2명으로 늘리면서 쓸데없이 비싼 호텔조식 5일치가 추가되었는데 그건 회사에서 그냥 수용해 주었다. 이런건 참 괜찮은 정책이다.
미국호텔은 자주오게되는 곳은 아니니까 모든게 신기하다. 요즘 호텔엔 이런 아이폰 데크가 기본옵션인가? 아이폰 사용자가 많긴하니까.
LG마크가 선명한 평면 TV, 왠지 뿌듯.
이 지역이 좀 한적안 동네라 조용하고 좋긴한데 별로 볼건 없다. 다만 주변에 큰 쇼핑타운이 있어서 그곳에서 3주간 사용할 미국 모바일 심 구입하고 Pre-Paid 가입하고 식사도 하고 있는동안 생활하기는 편했다.
미국에서 모바일 심을 구입하면서 느꼈던 게 미국은 꽤 아이파이가 잘 돼있고, (호주에 비해서) 모바일 가격도 착하다고 들었는데 실제로 데이터 용량을 좀 쓸만한 2~3기가 정도로 생각하고 가입하려니 호주랑 별로 가격차이가 없다. 쉽게말해 싼편이라고 하기 힘들었다.
회사폰도 가지고 갔지만 호주모바일을 외국에서 사용하다가 수백만원 요금이 나온케이스가 더러 있어서 회사에서 모바일 데이터를 쓰지 말것을 여러차례 주의받았다.
회사랩탑과 개인랩탑까지 핸드폰에 카메라에 전동칫솔 충전기까지 여행가면서 멀티탭을 가져가는게 이제는 필수가 됐다. 덕분에 깨끗하던 호텔이 금세 집처럼 정신없어졌다. 호텔 아이파이가 속도는 괜찮은데 철저하게 한대의 모바일 장비만 접속이 가능하도록 되어있어서 노트북 2대에 핸드폰 2대가 있어서 인터넷은 그중 하나만 사용가능했다.
장비인식을 매일매일 갱신해야해서 한 장비에서 인식시켜 놓으면 24시간은 그 장비만 인터넷이 가능해서 꽤나 불편하고 시큐어한 방식이었다. 게다가 인터넷 1계정 하루 사용비가 50불이었던가? 비싼호텔이 좋게만 느껴지지않는 부분이다. 왜냐면 중저가 호텔은 오히려 인터넷은 공짜에다가 장비갯수 제한도 없기 때문.
회사에 와서는 일만하느라 사진이 거의 없다. 출장와서 남의 오피스에서 사진찍고 돌아다닐 수도 없고 아직도 수습기간 3개월이 채 끝나지도 않은 상태라 항상 조신하게 생활하는 지라.
미국에서 좋았던 것 중 한가지는 생활물가가 싸다는 것. 이런 큰 잔에 나오는 쥬스가 호주같았으면 4~5불 했을텐데 여기선 2불쯤이었나. 게다가 음식이고 음료수고 양이 엄청 많아서 가격대비 양으로는 완전 만족. (출장중에 저녁식사비는 영수증처리가 가능한 덕분에 매일 외식 ㅋ)
사무실 한켠 빈방에 놓여진 테이블 축구, 이곳 팀원들이 점심후에 한판씩 하면서 스트레서 풀고 한다고 한다. 플레이 하는 모습을 보니 거의 프로 수준. 왠지 외국회사 같다.
이곳 Valencia에서 일주간 개발자 교육 받으며 비슷한 일을 하는 다른 직원들과 얼굴도 익히고 좋은 시간이었다.
(추가)
이곳에 갔다온지 1년도 안되서 구조조정으로 이곳 사무실이 문을 닫고, 직원들은 대부분은 해고되거나 뒤숭숭한 분위기로 스스로 떠나게 되었다. 외국회사의 냉정한 일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