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놀이를 너무 해서 현지인처럼 검게 변한 얼굴로 평소보다 늦은 7시께에 일어나 리조트 주변 산책으로 아침운동을 대신했다. 전용비치를 끝에서 끝가지 걸어보니 어제는 몰랐던 것들이 또 보인다. 바다에는 서핑하는 사람들도 간혹 있었고, 물이빠진 얕은 앞바다에서는 현지인들이 낚시도 하고 뭔가 채집도 많이들하고 있었다. 리조트가 들어서기 전이라면 그저 조그만 이름없는 바닷가 마을이었을 터.
해변 우측끝에는 언덕위에 조그만 사원이 있어서 산책삼아 걸어가 봤는데 올라가는 길 옆으로 사람이 살기 힘들어보이는 폐가같은 집에서 생활하는 현지인들이 보였다. 럭셔리 리조트과의 무서운 대비. 그들의 시선에 우리같은 투숙객들은 어떤 의미일까.
산책으로 적당히 식사준비를 마친뒤 어제 감동의 저녁부페를 먹었던 The Cafe에서 조식부페로 아쉬운 마지막 식사를 마쳤다. 조식역시도 여느 호텔부페와는 비교가 불가할 정도로 훌륭했다. 어느 호텔에서나 다 나오는 빵이나 스크램블 에그 따위는 먹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그것마저도 이곳에서 제공되는 것은 너무 감동스런 맛이라 스킵할 수 없었다.
아침식사후 다시한번 비치풀에서 한시간반가량 마지막까지 물놀이를 즐겨주고 12시에 예약해논 차량(첫날 공항에서 만난 기사분과 다시한번 이동. 여행사를 통하지 않고 기사분과 직접 예약을 하면 여행사에서 떼가는 돈이 없기 때문에 서로 윈윈)을 통해서 아쉬운 발걸음으로 언제다시 올 수 있을지 기약도 할 수없는 리조트를 떠나 마지막 여정인 Ubud으로 올라갔다. 작고 흔들리는 차량으로 아주 좁은 도로가 대부분인 루트를 통해 약 2시간만에 목적지에 도착했다.
Ubud에서의 호텔은 Best Western Premier Resort 로 Tripadvisor에서 평가가 4.5로 꽤 좋은편에다가 Scoopon에서 할인을 많이 받고 조식은 물론 점심 또는 저녁으로 3끼가 무료로 제공되고 1회의 무료 마사지(2인)에 3회의 음료까지 제공되는 가장 가성비가 높은 곳이다. Best Western이라는 브랜드 네임과는 달리 소규모의 부띠크 리조트 느낌으로 규모가 작은 곳인데 무료로 제공되는 식사가 생각보다 너무 형편없어서 다른건 모르겠지만 무료 식사는 첫날인 오늘저녁을 마지막으로 없다고 생각해야 할 듯하다. 물론 어제 묵었던 Mulia와 비교가 되서 더 그런면도 없지 않았지만 뭐랄까 사제밥 먹다가 갑자기 군대 찐밥먹는 느낌이랄까. 고기는 질겨서 결국 다 먹을 수없었고, 빵은 동네 수퍼에서 파는 것보다도 낫다고 하기 힘들었다. 우리가 오늘 리조트 식당에서 저녁을 먹는 유일한 테이블이었는데 왜 그런지 이해가 되었다. 저녁 3끼를 제공하기보다 방값을 조금 더 싸게해줬으면 더 좋았을 것을. 여튼 이 곳은 다른건 몰라도 무료 식사는 그냥 미끼에 불과하다고 생각해야 할듯 하다. Tripadvisor의 높은 평가가 의문스러운 식사였다.
(호텔 입구에 주차된 차들. 이동네 길이 워낙 좁아서 그런지 차폭이 다들 아담하다. )
(아담한 리조트 로비)
(방에서 창밖으로 보이는 시골스런 모습)
Ubud 시내까지는 거리가 좀 있지만 거의 한시간마다 셔틀을 운영하고 있어서 이동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첫번째 들른곳은 차로 올라오면서 눈여겨봐둔 Fipper 매장. 와이프의 뒷축이 있는 슬리퍼를 구매하기 위함이었는데 몇일전 스미냑에서 사이즈가 없어서 사지못했던 그 제품을 다시 찾아보기 위해서였다. 근데 의야하게도 그 여성용 신발은 오직 한치수만 나온다는 그리고 그 치수는 남자발인 내게 맞는 사이즈. 슬리퍼 구매는 포기하고 내일부터는 운동화로 움직이기로 함. 내일은 많이 걸어야 하기 때문에 나도 운동화를 신고 나올 예정.
셔틀을 내려준 시내중심 4거리인 왕궁 바로 근처에 스타벅스가 있어 정말 오랜만에 스타벅스에 들러 시원한 프라프치노 한잔. 근데 가격이 한국이랑 비슷하다. 역시 관광지 물가는 흐드드 하구나.
(스벅 바로 뒤쪽에 있는 Saraswati temple. 스벅 갔다가 나오는 길에 잠시 들를 수 있다.)
왕궁 맞은편에 있는 재래시장을 좀 둘러보고 친구들 선물도 좀 샀다. 근데 가게들은 미로처럼 된 거리에 가득 들어차 있는 것이 남대문 시장같은데 가게주인들의 호객행위가 좀 과도하다. 가격은 무조건 두배이상으로 부른뒤에 돌아서려하자 10초만에 반값으로 내려서 부른다. 가게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생활에 찌든 표정이 영력하고 거리에 다른 현지인들도 얼굴에 웃음이나 여유가 전혀없다. 예술인의 마을, 요가의 마을, 디지털 노마드의 성지라른 Ubud의 현지인들은 왜이리 하나같이 삶이 불운해 보일까. 스미냑과는 너무다른 모습에 좀 충격이다. 모두들 삶에 지친 도시하층민같은 모습이다. 가난해도 행복하기에는 관광지가 되버린 Ubud이 이들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어버린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Ubud Market 입구. 굳이 들어가보지 않기를 권함. 큰 대로변에 있는 상가들이 훨씬 친절하고 어짜피 동일한 물건을 팔고 있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