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집 걸러 하나씩 수영장이 있는 도시에 살다보니 뒷마당 수영장은 그냥 선택사항이 될 수도 있다. 같은 동네에 비슷한 규모의 집이라면 수영장 유무가 집 가격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물놀이 좋아할만한 어린 자녀들이 있는 경우에는 꽤 유용하지만 자녀들이 고등학생만 되면 그때부터는 사용빈도가 확 떨어진다. 수영장이 있다는 건 돈과 시간상의 상당한 관리부담이 함께 오는데 사용빈도가 떨어진다면 뒷마당에 수영장이 있다는 건 불필요한 낭비일 뿐 아니라 꽤나 번거로운 짐이 된다. 그래서 수영장을 선호하지 않는 사람들도 꽤 많다.
처음 수영장을 관리하게 되면 궁금한 것들이 꽤 있는데 간력하게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수질 관리
수질관리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정기적으로 (한달에 한번쯤) 물을 작은 병에 담아서 가까운 Pool Shop에 가져가면 무료로 수질테스트를 해주고 수질 개선을 위해 필요한 약품을 추천해 준다. 추천해주는대로 관련 약품을 사와서 넣으면 끝. 단점은 이런 저런 약품을 사야되니 때로는 꼭 필요하지 않은 것들도 시키는데로 사야되는 수가 있다.
그런데,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되는 것이 수영장 수질은 기본적으로 염소를 지속적으로 넣어줌으로서 살균하는 것이 핵심이므로 염소만 적당히 공급해주면 기본적인 수질관리는 가능하다. 액체나 고체로 된 염소를 구입해서 지속적으로 넣어줄 수도 있지만 무척 귀찮은 일이므로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염소생성기(Chlorinator)라를 장비를 이용한다.
Chlorinator가 작동하기 위해서는 물속에 염분(소금)이 일정수준 이상 유지되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 매년 20kg짜리 Poll Salt를 2~3 주머니 풀에 넣어서 염도를 유지시켜 준다. 덕분에 바닷물처럼 풀이 짭잘하다.
수질관리가 잘 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지표는 물이 수도물처럼 깨끗한가를 보면 된다. Chlorinator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일주일만지나도 금새 흐려지다가 심해지면 녹조가 낀 색깔로 변하고 풀 벽면과 바닥에는 Algae가 생기고 표면이 손상된다.
[녹조낀 수영장]
처음 집으로 이사들어왔을때 커버가 풀커버가 덮혀있고 풀관리에 대한 지식이 없어 한동안 방치되어 있었더니 풀이 저렇게 Algae(해조류) 가 심하게 생겨나서 녹조 낀 상태가 되버렸다. 풀을 사용하지 않는 겨울동안 커버를 덮어놓고 몇달간 지내다가 여름에 사용하려고 열어보면 저렇게 되어있는 경우들이 종종 있다.
만약 수영장에 저런 상태가 되면 강력한 염소를 구입해서 다량 투하하고 풀모터를 2~3일 계속 돌려주면 또 금방 맑은 물로 돌아온다.
따라서 수영장을 사용하지 않을때도 가끔식 커버를 열고 상태를 체크해 줘야한다.
수질관리가 잘 되고 있으면 있던 Algae들도 사라지고 물이 투명하게 유지된다. 현재 사용중인 Chrorinator 모델은 클로린 생성정도를 숫자로 보여주는데 100이면 정상이고 시간이 지날수록 숫자가 점점 떨어진다.
[염소생성기 모니터 창]
클로린 생성지수가 떨어지는 이유는 1. 수영장 물속에 염도가 낮아서 또는 2. 클로린 Cell에 석회가 끼면서 성능저하가 생겨서이다.
수영장에 소금을 넣은 지가 좀 됐다면 (살짝 맛을 봐도 된다) 일단 소금 20kg팩을 2팩 정도 넣어보면 개선될 수 있다. 위 Chrorinator 사진에 숫자옆에 보이는 두개의 불빛중 하나가 소금량이 부족할 때 빨간색으로 들어와서 염도가 낮음을 알려준다. (이런 기능은 모델마다 다르다)
클로린 Cell에 석회가 끼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으로 1년회 1회정도 석회를 녹여줘야 한다.
[석회가 잔뜩 낀 셀]
Hydrochloric Acid를 물과 1~2대 10으로 희석해서 Cell을 담가놓고 20-30분쯤 기다리면 석회가 녹아내린다.
3~5년정도 사용한 클로린 Cell은 성능저하가 심해지면 석회를 제거해도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할 수 있다. 이때는 Cell을 교체해 줘야 한다.
[교체용 셀 예시]
이 모든게 동작하기 위해서는 Pull Pump (moter) 를 매일 돌려줘야 한다. 여름에는 8시간, 겨울에는 6시간정도 돌려준다. Pull Pump가 사용하는 전력량이 집안의 다른 가전제품 전체 사용량보다 많을 정도로 많은 전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수영장이 있는 집이라면 전기세를 절약하기 위해서 태양열 발전패널 설치(Solar Panel)가 필수적이다.
관련 장비
염소생성기 (Chlorinator)
현재 집에 설치된 염소생성기는 오래되서 단종된 제품인데 얼마전 타이머가 고장나서 교체를 알아봤더니 700불에서 2000불까지 넓은 가격대를 가지고 있었다. 현재는 30불짜리 파워소켓 타이머를 전기 콘센트에 붙여서 1년 넘게 쓰고 있는데 나름 잘 돌아가고 있다. 언젠가 완전히 고장나면 교체해야 할 듯 하다.
고급형은 인터넷으로 연결도 되고 여러 센서도 있고 하지만 기본형으로도 염소만 잘 생성되면 수질관리하는데는 문제가 없는 듯 하다.
풀 모터 (Pool Motor / Pump)
하루도 쉬지않고 하루 6 ~ 8시간씩 돌아가는 모터기 때문에 언젠가는 물이세게 되거나 야자열매같은 것들이 섞여 들어가서 고장을 내버릴수도 있고 수위가 낮아진 것을 알아채지 못하고 공회전 시켜버리면 모터가 타버릴수도 있다.
제일 주의해야 할 것이 물이 없는 상태로 모터만 돌아가는 공회전인데 수영장 수위가 낮아지면 스키머로 물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모터가 물없이 헛돌게 된다. 물을 밀어주는 적당한 부하가 걸리면서 돌도록 만들어진 모터기 때문에 물없이 돌아가면 너무 빨리 돌아가서 모터가 타게된다. 모터가 돌때에는 항상 일정정도의 진동과 소음이 발생되는데 공회전을 시작하면 소리가 확 달리지기 때문에 집에 있는 동안에는 모터소리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집에 있던 모터는 물이 세는 문제가 있어 최근에 교체를 했는데 이것도 일반형부터 고급형까지 가격대가 매우 넓다. 500불대부터 1000불이 훌쩍 넘어가는 것도 있다. 항상 일정한 속도로 돌아가는 기본형과 달리 고급형은 필요할때만 고속으로 돌리고 그렇지 않을때는 저속으로 돌릴 수 있어서 절전효과와 저소음 효과가 있다고 한다.
샌드필터 (Sand Filter)
샌드필터는 Pool pump로 들어온 물이 모래 필터를 통과하면서 물속에 불순물을 걸러내는 일을 한다. 한쪽 파이프로 물이 들어왔다가 모래를 통과해서 걸러진 물은 다른쪽 파이프로 나와서 다시 수영장으로 들어간다.
하루종일 펌프로 물을 돌리면 필터에 노폐물이 계속 쌓이게 되고 일정이상 노폐물이 쌓이면 물이 모래를 통과하기 힘들어져 필터를 통과하는 물의 압력이 점점 높아진다. 심하면 통이 터지거나 모터가 무리를 받아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때문에 때때로 Back Wash를 해줘야 한다. Back Wash를 물을 반대로 돌려서 모래에 쌓인 노페물을 씯어내 주는 것을 말한다.
[노후되어 내부 모레는 제거하고 폐기 예정인 필터]
Back Wash를 필터의 압력게이지를 보고 상당히 압력이 높아졌을 때 (빨간색으로 표시) 하거나 주기적으로 (3 ~ 6개월에 한번정도) 해주면 된다. 물을 꺼꾸로 돌릴때는 상단의 손잡이를 Back Wash 모드로 바꿔주면 수영장에서 들어온 물이 필터에 반대방향으로 주입되어서 원래 물이 들어오던 쪽에 붙어있던 노폐물들이 별도의 파이프를 통해서 밖으로 빠져나오게 된다.
Back Wash된 물이 나가는 곳에는 투명한 창이 있어서 물색깔을 볼 수있게 되어 있는데 오랫만에 백와쉬를 하면 물색이 탁해진 것을 볼 수 있는데 계속 물을 뽑아내면서 보면 색이 점점 옅어진다. 물색이 투명해지면 백와쉬를 종료하면 된다.
백와쉬때에 수영장에서 빠져나가는 물의 양이 생각보다 많기 때문에 가능하면 비가 온 뒤에 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타이밍을 잡으면 좋다.
[교체 설치된 필터와 펌프]
풀 클리너 (크롤러)
수영장에는 낙엽이나 벌레 등 잡다한 것들이 들어가게 되는데 이런것들은 수면에 떠 있거나 아니면 바닥에 가라앉아 있다. 이것들을 청소하는데에 크롤러가 사용된다.
Pool Pump에서 빨아들이는 물을 이용하는 타입이 있고, 별도의 전기를 연결해서 움직이는 타입이 있다. 300불정도의 가격으로 문어 빨판처럼 생긴게 바닥을 훑으면서 랜덤하게 돌아다니는 모델이 있고, 600불 정도의 가격으로 바퀴가 있어서 수영장 바닥과 벽면을 막힘없이 잘 돌아다니는 형태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기를 별도로 연결해서 작동하는 1000불 이상의 고가인 청소로봇이 있다.
주기적으로 클리너를 돌리는 사람들도 있는데 나 같은 경우는 365일 연결해 놓고 풀 모터가 돌아갈 때 상시로 클리닝을 하도록 해 놓았다. 3년정도 지나니 관련 기어가 마모되서 160불 가량을 들여 부품을 교체해 주었는데 그 외에는 별문제없이 매우 잘 작동하고 있다.
300불대의 물어빨판처럼 생긴 크롤러는 수영장 바닥을 돌아다니가다 구석에 밖히고 자유롭게 잘 돌아다니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해서 청소가 안되는 수가 종종 있다고 한다.
[ 현재 사용중인 Rebel Pool Cleaner]
풀 커버
풀 커버도 중요한 수영장 장비중 하나인데 풀을 다 덮어주기 때문에 낙엽등이 물속으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아주는 역할도 하고 커버 표면이 엠보싱같은 형태로 생겨서 태양열을 모아주는 열할을 하는데 이것이 물을 데워주는 효과가 있다. 날이 충분히 덥지 않은 봄/가을에는 낮동안 커버를 덮어서 햇살로 물을 데워주웠다가 오후늦게 커버를 열고 수영을 하는 방식으로 한여름이 아니더라도 수영장을 더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 풀 커버 설치중]
사실 호주, 특히 퍼스같이 여름동안 비가 거의 오지 않고 햇살이 사막처럼 강한 곳에서는 태양열로 인한 수영장 물의 증발량이 상당한데 풀 커버를 덮어놓으면 증발을 상당히 많이 막을 수 있다. 부족한 물을 보충해 주는 것도 수도세에 상당히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풀 커버가 수영장 관리비를 줄여주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동안 커버없이 여름을 보낼때 1주일이 멀다하고 한시간씩 물을 틀어놔야 했는데, 커버를 설치한 후로부터는 거의 한달간 물보충을 하지 않았다.
조심할점은 풀 커버를 계속 덮어놓으면 수질상태가 눈에 쉽게 띄지 않아 풀 관리가 잊혀지고 방치되는 수가 있고, 풀 클리너가 호스를 달고 돌아다니는데 커버에 걸려서 자유로운 움직임이 방해를 받는 수가 있다. 따라서 낙엽이나 꽃잎등이 많이 떨어지는 계절이 아니라면 풀 커버를 열어놓은채로 두고 일주일에 한두번씩 틀채를 이용해서 떠다니는 낙엽등을 걷어주는 것도 방법이다.
풀커버도 위 사진에서 보이는 정도의 사이즈가 풀커버 판매점에서 사이즈 맞춰서 구매하면 얼추 1000불가까이 나온다. 저렴하게 하는 방법은 이미 정해진 사이즈로 나오는 기성품을 설치할 수영장보다 큰 사이즈로 온라인으로 구매한 다음 직접 수영장 사이즈에 맞게 가위로 오려서 재단하는 방법이다. 위 사진에서 보이는 제품은 여러 온라인 샵에서 판매하는 제품인데 약 300불 수준이다.
주기적 정비
매주 1회정도 수영장 수질을 눈으로 체크하고 투명도가 흐려지지 않았는지 등을 체크한다. 관련해서 클로리네이터의 염소생성수치가 적정한지 체크한다. 나의 경우는 수치가 85이하면 수질이 확연히 나빠졌다. 수질이 나빠지면 원인을 찾아서 해결해야겠지만 원인이 해결되기 전까지는 가루형태의 염소를 구입해서 넣어줘서 급한대로 수질을 관리하면 된다.
주 1회정도 스키퍼에 쌓인 낙옆을 버려준다. 풀 펌프에 달려있는 거름망도 같이 살펴서 이물질이 있으면 버리고 씻어준다.
월 1회정도 풀 커버에 쌓인 흙, 낙옆 등등을 물로 씻어내 준다.
2~3개월에 한번정도 샌드 필터에 Back Wash를 해준다.
수위가 낮아진것 같으면 물보충을 해준다. 수돗물 연결해서 30분에서 한시간 필요한 만큼 넣어주면 된다.
몇년에 한번 물 전체를 교체해야된다고 하는데 현재 집에 이사오고 4년간 아직 물 전체교체는 한적이 없다.
마지막으로
간략하게 뒷마당 수영장 관리에 대해서 정리해 봤는데 관련된 장비도 많고 관리할 포인트도 꽤 된다. 지난 몇년간 어느정도 문제있는 장비들을 교체하고 안정적인 상태로 만들어 놓으니 일주일에 한번정도 둘러보고 낙엽정리 정도만 하면 되는 수준이라 처음처럼 힘들지는 않게 되었다. 처음 수영장을 관리하게 되었다면 전문가나 경험있는 사람의 도움을 받아서 문제되는 부분들을 빨리 해결해 놓으면 나머지 유지보수는 훨씬 쉬워질 것이다. 나 같은 경우는 오래되고 잘 관리되지 않았던 것을 받아서 하나하나 문제되는 것을 고쳐나가느라 다소 힘든점이 있었는데 이유없이 물이 줄어들어서 물이 세는 것으로 의심해서 돈들여 사람부르고 물 보충하느라 수도세 내고 신경도 많이 썼는데 겸사겸사 풀펌프 샌드필터 그리고 풀커버까지 교체하고 나니 모든게 너무 정상이 되었다. 노후된 장비는 너무 오래 붙잡고 있지말고 적당한 시기에 교체해 주는것이 여러모로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