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자동차여행 – 시드니에서 퀸즈랜드까지 1 : Port Macquarie

Summer Holiday가 시작하자 마자 퀸즐랜드를 향해 길을 나섰습니다.

 

금요일 마지막 시험 후 일요일에 바로 떠나는 거라 준비할 시간도 딱히 없었고 게다가 크리스마스 시즌과 겹쳐 캠핑장도 예약이 다 차거나 4박이상이라는 조건이 붙은 곳이 많아서 크리스마스 전까지는 시드니로 돌아오기 위해 일정을 짜다보니 좀 아쉬운 감이 많았던 여행이 되었네요. 지금 생각해보면 딱히 기다리는 사람도 없는데 왜 그토록 기를 쓰고 크리스마스에 시드니로 돌아왔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ㅎㅎㅎ

 

사실 이번 여행을 떠나면서 제일 걱정이었던 것은 날씨가 아니었나 합니다. 출발 전날 까지 우리가 머무는 지역의 일기예보를 띄워 놓고 체크 해보니 예상대로라면 여행 일정의 80%정도가 비, 게다가 시간당 10미리 이상의 폭우가 예상되는 날들도 있더라구요.

우중 캠핑이야 어쩔 수 없다지만 작년처럼 시드니로 돌아오는 길이나 혹은 퀸즐랜드로 올라가는 중간에 도로가 침수되어 오도가도 못하게 될까 그게 제일 걱정이더군요.

 

뭐…다 팔자라고 받아들이기로 하고, 무식한만큼 용감하게 길을 나섰습니다.

 

 
여행 첫날과 마지막날의 캠핑지역이 동일합니다. 아무래도 올라가는 길의 중간 기착지를 정하다 보니 거리상으로도 그렇고 4박이상이라는 단서가 안 붙은 곳을 찾다보니 포트맥쿼리의 같은 big4 캠핑장에 머물게 되었어요.

포트맥쿼리는 올해 초 Coffs Harbour에 캠핑을 갔다오다 잠시 들렀던 곳입니다. 그 때도 비가 많이 와서 급히 밥만 먹고 우산쓰고 바다 구경 잠시한게 모두…낚시 좋아하는 친구 왈…낚시하기 퍽 좋은 곳이라고 하더군요.

 

 

올라가며 내려오며 머물렀던  Sundowner Tourist Park 입니다. 규모가 정말 큽니다. amenity가 세군데, kitchen이 두군데 있습니다.

캐빈은 새로 고친게 절반정도 오래된 게 절반정도 있고, 캠핑 그라운드 상황은 꽤 좋습니다. 나무도 많아서 그늘도 꽤 나오는 편입니다.

포트맥쿼리 town centre의 주요 쇼핑시설까지 걸어서 10분도 안걸리는 거에 비하면 조용하기까지 합니다.

개인적으로 포트맥쿼리의 캠핑장은 꽤 괜찮은 편인 듯 합니다. 시드니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인데다 캠핑장 환경도 나쁘지 않습니다. 그라운드도 꽤 넓어서 웬만한 성수기가 아니면 퍽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한 수준인 듯 합니다. 뭐 저랑 날씨궁합이 안 맞는건 어쩔수 없는거구요. ㅠ.ㅠ

텐트를 막 치려고 하는데 이런…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이번 여행 시작하기전 여기저기 약간씩 문제가 있던 텐트를 Kagaroo tent city에 AS 맞겼는데 6주가 넘도록 돌려주지 않아 이메일과 전화로 계속 서둘렀더니 귀찮았는지 어쨌는지 텐트 외피를 아예 새걸로 교체해주었습니다.(금요일…)

새 외피를 득템했다는 기쁜마음에 깜빡 잊고 있었던…..저희 텐트의 모든 로프를 외피에 걸어놓은채로 AS를 맞겼는데 그 로프들이 하나도 따라 오지 않았다는…..허걱….

시간은 일요일 4시를 향해 가고 어디에든 camping gear 파는 곳을 찾아 로프를 사와야하는데 이 동네 target을 가보니 자기네는 없답니다. 부랴부랴 사랑스러운 아이폰의 도움을 받아 인근의 BCF를 찾아내고는 문닫기 직전에 굴러 들어가 로프를 사와(것도 잘라놓은 게 다 떨어져서 미터로 끊어와서 일일이 plastic guard를 끼워넣어야하는) 텐트를 세웠습니다.

 

 

뭐 어찌 되었던….출발하던 날이라 기분 좋~습니다.

1박만 머무를꺼라 키친도 펴지 않았고 그냥 텐트에 타프 테이블만으로 간소하게 시작했습니다.

 

그 즐거운 기분도 잠시….텐트치고 30분도 안되서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하더군요. 거의 밤새 비가 내렸습니다.

 

출발 첫날 부터 텐트랑 타프는 흠뻑 젖고…역시 포트맥쿼리는 저랑 잘 안 맞나봅니다. 흑흑….

급히 저녁만 해먹고 할 일도 없어 텐트 속에서 빗소리 들으면서 다운 받아간 음악과 함께 뒹굴거릴밖에요. 그래도 텐트속에서 듣는 빗소리는 나름 운치가 있습니다.

다음날 아침에 너무나 다행이게 비가 개었습니다. 텐트랑 타프가 젖긴 했지만 비 맞으며 텐트를 걷지 않아도 되는게 얼마나 다행인지…그렇게 여행 첫날의 포트 맥쿼리에서는 사진도 없이, 산책한번 하지 못하고 지나가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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