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달전 시드니에 십수년만의 최악의 황사가 불어왔던날 아침에 아파트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뭐, 황사 이야기를 하려는건 아니고 좀 꿀꿀한 이야기를 하려다 보니 이 사진이 생각나서.
지난 두달간 이곳에서 치과치료를 받았습니다. 원래 한국에서 금으로 씌워놓았던 오른쪽 위 4번째 치아(첫번째 작은 어금니)가 안으로부터 썩어서 엄청난 통증으로 당일 대학원 시험일임에도 불구하고 시험을 포기하고 가장 가까운 그리고 구글검색에서 맨 상위에 랭크된 시드니 김창락 치과로 달려갔습니다.
금니를 떼네보니 그 안쪽이 썩어서 신경까지 다 손상됐네요. 그래서 심한 치통과 오른쪽 머리로 편두통까지 있어 공부에 집중할 수가 없었던 거죠. 바깥에서 부터 새로 썩은게 아니라 안쪽부터 썩은건 지난번 치료후 6개월만에 금니를 떼내 버려야 하는 만큼 지난번 치료가 완벽하지 않았던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듭니다. 치료해주신 선생님도 충치를 남겨놨네요~ 하면서 간혹 충치를 완벽하게 제거하지 않고 념겨놓는 사례가 있다고 하더군요. 왠만큼 긁어내고 나면 약으로 치료하고 덮으면 사라진다고 보는 의사들이 있다고 하네요. 물론 사라지는 사례도 있겠지만, 저는 그렇지 못했네요. 6개월만에 한번 치료했던 이빨이 안으로부터 썩었다고 (그것도 금인데) 하니 승질도 좀 나구요. 덕분에 아프고, 시험도 망치고, 돈은 돈대로 들고.
일단 마취를 하고 바로 신경치료(Root Canal Therapy)를 하고 났더니 통증은 사라졌지만 영수증을 보니 한숨만. -,.-
한국에선 (검색해 보니) 보통 신경치료를 하고 금으로 크라운 씌운다고 가정하면 이빨당 전체비용이 50~60만원 정도하는것 같습니다. 실제 신경치료 자체는 그다지 비싸지 않지만 금으로 만든 크라운이 재료값때문에 비싼것 같습니다. 재료를 다른걸로 하면 가격이 낮아지기도 하니깐요.
그런데 호주는 크라운 씌우는 것과 신경치료하는 것을 별개의 치료항목으로 분리하고 있고 각각 가격산정이 따로 됩니다. 특히, 신경치료는 이빨에 있는 신경관(이빨 뿌리속에 자리잡고 있는 신경다발이 들어있는 곳)의 갯수에 따라서 개당 얼마로 비용이 책정되더군요. 따라서 신경관이 하나인 앞니랑, 2개인 작안어금니, 3개인 큰 어금니는 금액이 완전히 틀립니다. 저는 작은 어금니라서 신경관 2개에 해당하는 치료를 했구요.
또 이곳에서는 보통 3번에 걸친 치료로 신경치료를 마무리하는데, 저같은 경우는 1차 2차 작업을 하루에 몰아서 처리하고 2주후에 3차 작업을 했습니다. 도합 총 비용은 1,100불. -,.-
그리고 크라운은 이제 재료에 따라서 또 엄청난 금액이. 이곳에서는 ‘라바 지르코늄’이라는 물질을 주로 쓰던데 이걸로 하게되면 금액이 1,690불입니다. 전부세라믹(또는 안쪽만 금속 바깥은 세라믹)으로 하면 1,490불이구요. 세라믹은 깨질수 있다고 남성은 안쪽에 금속을 붙인걸 추천하는데 이게 시간이 많이 지나면 속이 슬면서 거무스름하게 이빨 색이 비쳐나온다고 겁을 줘서 고민끝에 ‘라바’로 하기로 하고 1차 이빨 갈아내기를 했는데, 이빨을 갈아내다보니 그 옆 치아에 썩은 부분이 있다고 간단하게 살짝 떼워줬습니다. (물론 별도 요금 180불이죠 -,.-)
이제 담주에 마지막으로 들러서 고가의 이빨을 씌우는 작업만 남았습니다만. 과연 다른 치아들은 모두 안녕한건지 겁나는군요.
이빨하나 신경치료하고 씌우는데 거의 260만원 든거죠. 한국에 비하면 5배의 가격.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비행기 타고 한국들어가서 이빨치료하고 나온다는 이야기도 많이들 합니다. 비행기 가격이 빠진다는 거죠.
하지만 저같이 급성으로 치통이 몰려오면 뭐 방법이 없습니다.
나중에 인터넷 검색을 좀더 많이 해보니 제가 치료한 곳이 가격대가 많인 비싼편에 속하는것 같습니다. 물론 그곳 선생님은 실력이 좋은것 같고, 뭐 다른 스텝들도 친절하기는 합니다만. 어쨋든 제가 사는곳 근처에 일본인 치과나, 중국인 치과 등에서 위의 가격보다 제법 저렴하게 가격 테이블을 제시하는 곳이 있기는 하더군요. 하지만 의사소통이 안되는 의사에게 치료를 맏기는게 심리적으로 쉽지 않을것 같습니다. 그리고 검증이 안되있어서 불안하기도 하고 나중에 스켈링이나 뗌빵같은 간단한 치료는 무조건 최대한 싼 치과를 찾아서 치료받아야 겠습니다.
호주는 치과와 안과가 의료보험이 안되서 비싸다고 하는데 비싸도 비싸도 엄청나군요. 치과보험은 따로 있기는 한데 신경치료/크라운 같은 건 안되고, 간단한 것들만 적용이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연간 보험료 최대금액도 정해져 있어서 정기적으로 스켈링받고 가끔 뗌질하고 하는 정도에는 도움이 될것 같습니다. 그리고 보험가입후 일정기간 (3개월~6개월)이 지나야 보험적용이 된다고 하니 이빨 아프고나서 가입하는건 도움이 안되는군요.
몇가지 법을 넘나드는 보험적용 방법들이 있다고는 합니다만 그건뭐, 예를들면 보험가입 오늘하고 내일 치료 받고 영수증을 3개월후로 조치한다거나 등등인데 아무나 할 수 있는건 아닌듯 합니다.
여튼, 몸 아픈건 참 서글픈일입니다. 아플때 돈이 없어서 치료를 제대로 못 받거나, 주변에서 챙겨줄 사람이 없다면 더 힘들겠죠. 평소에 양치도 열심히 하고 운동도 열심히 해서 건강하게 하는게 젤 좋은 거죠. 하지만 때로는 아무리 열심히 관리한다고 해도 불가항력적인 발병이 있기는 합니다만 거스를수 없는 일이라면 받아들이는 법도 배워가는게 나이가 들면서 배우는 지혜중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힝…. — 잘 읽었어여…호주의 치과 비용이 어떤지 궁금했는데 속시원하게 잘 봤어여..
전 지금 호준데 금니가떨어졌는데..그 떨어진 금니도 잃어버려서…
지금 뻥~뚫린 이를 가지고 한쪽으로밥을 먹는 중인데여…
호주는 얼마일까..검색중에…님 글을 보고..한국을 갔다 와야겠다…는 맘이 드네여..
헛헛헛..
솔직히..외국인 치과의사에게 치아 맡기는거도 싫고…
흠흠…
비용도 뱅기 포함해서도 비슷하군녀..ㅎㅎㅎ 헛웃음만…
이게 무슨…돈 지랄인지..ㅠㅠ
야튼. 감사한 정보에 글 남겨여~
치과땜에 고생하셨군요 — 저는 지금 서울에 잠시 와 있습니다. 와서 치과 열심히 다니고 있죠. 보험이 안되지만 스켈링에 5만원 (호주는 150불정도 하죠), 레진으로 떼우는거 10만원(측면의 경우고 씹는면은 7만원이라고 합니다. 만약 보험되면 1~2만원인건데 보험이 안되는 상태라 ~~), 그리고 마지막으로 크라운 2개 고장난거 떼어내고 다시 씌우는데 개당 40~30만원(금늬 종류에 따라)정도네요. 호주서 서울오는 왕복 아시아나 직항을 130주고 끊어 왔으니까. 만약 크라운 1개이상의 치료가 필요하다면 무조건 한국들어오는게 정답입니다. 들어온김에 사람도 만나고 맛난것도 먹고. 일거양득이죠. ㅋㅋ 서울 문래동의 리더스치과 다니고 있는데 친절하고 꼼꼼하게 그리고 안아프게 잘 해주시네요. ㅎㅎ
여긴 애들레이드인데여, 치과가 비싸고 몇번 가보니 믿음도 안가서.. 시드니로 가면 잘하는 한인치과도 많고 싸다고 하던데..그래도 비싸군여..도움이 많이 됏어여.
보험에 들어가는 돈은 보험안들고 모아놧다가 필요할때 쓰는게 낫겟네여 ㅎ
치아교정은 한국이랑 호주랑 비슷한 가격이더라구여^^
제가 직접 경험해본 호주 치과는 아직까지 이게 전부라서 다른 치과는 어떤지 모르겠네요. 한인들 많이 있는 스트라스필드나 채스우드에 보면 잘한다고 알려진 곳이 몇곳 있는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최대한 관리를 잘하는게 우선이겠죠.
저는 요즘 전동칫솔로 양치하고, 치실과 치간칫솔 사용해주고 마지막으로 세균 99.9% 없애준다는 가글까지 매일하고 있습니다. 덕분인지 위에 글 올린이후로 아직까지 치과신세는 안지고 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