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란 참 재미있는 물건이다. 원래 상품과 서비스는 맞교환이 가능한 것이지만, 거래의 편의성을 위해 화폐라는 제도가 도입되었는데 이제는 화폐가 본래의 상품과 서비스보다 더 덩치가 커졌다.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것은 의/식/주 그리고 약간의 엔터테인먼트일텐데 요즘은 이 모든것이 ‘돈’ 하나로 표현된다. 돈만 있으면…..
그리고 덩치가 커진많큼 돈을 보관하고 빌려주고하는 금융업만으로도 먹고사는 사람들, 먹고사는게 아니라 엄청난 부를 그속에서 누리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의식주에 관련된 일을 전혀하지 않고도 의식주에 아무런 문제가 없을 뿐 아니라 의식주를 직접 생산하는 사람들보다 훨씬 더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삶을 살아가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업 종자사의 평균연봉을 생각해보면 당연한 이야기다.)
교환목적의 돈이 실제 교환용도로 사용되는 양도보다 많이 유통되다보니 어디는 돈이 많이 쌓여있고 어디는 돈이 부족한 상황이 발생된다. 그래서 돈에 여유가 있는 쪽이 돈이 부족한 쪽에 돈을 빌려주는 제도가 생기고 여기에 대가로 ‘이자’가 발생한다. 소위 돈놀이가 시작되는 것인데, 돈 자체의 가치가 이 이자의 크기로 결정된다.
돈이 급하게 필요하면 이자율이 높아지고, 시중에 돈들이 넉넉하면 돈의 수요가 줄어드니 이자율이 낮아진다. 국가간에도 동일한 룰이 적용되서 국내로 돈들이 몰려들면 이자율은 떨어지고, 돈들이 빠져나가면 이자율이 높아진다.
그런데 국가간 화폐는 각각 단위가 달라서 1:1로 교환이 안되기 때문에 국가간 화폐의 교환비율을 정해 놓고 환율이라고 부른다. 원래 환율은 한국에서 맥도날드 하나를 1000원에 살수있고 미국에서 맥도날드 한개를 1달러에 살수있다면 동일한 실질가치인 맥도널드 하나를 기준으로 1000원 : 1달러 를 교환비율로 해서 환율 1,000원/$1 성립된다. 그러나 이러한 실질가치와는 무관하게 돈의 수요와 공급의 변화에 따라서 이자율이 바뀌듯 환율도 단기적으로 변화한다. 달러가 부족하면 달러의 가치가 오르고 원화가 부족하면 원화의 가치가 오른다.
1,000원/$1 이란 표현은 원화로 표시한 1달러의 가치는 1000원이란 의미인데, 이걸 미국사람들이 볼때의 달러화의 가치가 1000원이고 환율이 오르면 달러가치가 오르고, 환율이 떨어지면 달러가치가 떨어지는 것이므로 개념이 딱떨어지게 이해하기 좋다. 문제는 한국사람이 이 환율을 볼때는 정반되가 되버려서 좀 헷갈리는데 이 환율표현 자체가 미달러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것이기 때문에 환율이 오른면 달러화의 가치가 오르는 것이니까 한화의 가치는 반대로 그만큼 떨어지는 것이다.
한국사람은 당연이 환화의 가치에 관심을 두게 되는데 환율이 오르면 한화의 가치는 떨어지는 역관계를 받아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이유는 미국이 세계의 중심이다보는 미달러를 기준(분모)으로 환율이 표현되는 것이다.
좌우지간 상품의 교환수단에서 시작된 돈은 그 역할이 점차 거져서 이제는 돈이 돌아가는 룰만 잘 알아도 의식주가 해결되는 요상한 세상이 되었다. 반대로 돈의 룰을 모르면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경제적인 관점에서는 제자리 걸음을 벋어날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물론 경제적인 여유가 반드니 행복한 인생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잼있는건 일정정도의 경제적 여유가 생기고 나면 인생에서 더이상의 경제적 여유라는 가치는 급격히 떨어진다. 반대로 경제적 여유가 부족해지기 시작하면 돈의 가치는 다시 급격하게 부상한다)
최근 호주의 고용지표가 매우 좋게 나타났다. 그리고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도 있다보니 국가 정책금리를 올리겠다는 내용의 신문보도가 있었고, 정책금리를 올리면 결국 호주시장내 평균적인 금리가 다 따라서 오르게 되니 국제 자금들이 고금리를 노리고 호주로 유입될 것이다. 그리고 호주금융시장으로 달러가 몰려들면 호주시장에 투자하기 위해 호주달러를 사들여야 되니 호주달러의 가치는 더욱 올라갈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시나리오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어 외환시장에서의 호주달러는 실제 화폐의 이동이 발생하기도 전에 환율이 먼저 올라버린다.
결국 정책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립서비스에도 불구, 실제 호주판 금통위에서는 정책금리 동결을 결정했지만 호주달러의 가치는 전혀 떨어지지 않고 있다. 이유는 미국화폐가치가 계속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 첫째, 둘째는 아시아 국가 등 많은 국가에서 수출증대를 목적으로 인위적으로 자국의 환가치를 낮게 유지시키기 때문이다.
그래서 호주에 와있는 유학생/이민자 분들중 한국에서 계속 돈을 들고와서 생활해야 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하나?
한명이 대학을 다니면 등록금만 1년에 2천은 들어갈텐데, 생활비까지 생각하면 2008년에 미달러가 1,500원을 넘어섰을때 많은 유학생들이 유학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와야했던 상황도 이해가 간다.
환전전략 1.
등록금 납부일이나 렌트비 납부일 직전에 환전하지 말자. 구글에서 ‘호주 환율’ 검색하면 환율추이를 쉽게 검색할 수 있는데 외환은행이나 이곳( http://ko.exchange-rates.org/history/KRW/AUD/G/180 ) 자료가 참조할만 하다. 즉, 환율을 자주 관찰하다가 환율이 연중 최저치 수준으로 낮을때 1년치 필요한 돈을 다 환전해 놓고, 금리높은 호주은행에 저축해 놓고 필요할때 찾아서 쓰는게 최고다. 환율이 2년중 최저치 수준으로 낮다면 과감하게 2년치 사용할 돈을 다 바꿔서 은행에 넣어놓자. 연중최저치를 판단하는건 어려울수 있지만 적어도 연중최저치에 근접하는 시점에 환전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효과가 기대된다.
환전전략 2.
환전전략 1의 단점은 타이밍을 잡아내려면 항상환율을 주시해야하고 또한 정확한 판단을 내려야만 한다는 부담감에 있다. 그렇다면 호주화폐의 상승하락을 헷지할 수 있다면 어떻까? 예를들어 원화를 호주달러로 바꾸는 대신, 1년치 호주생활비만큼을 상품펀드(Commodity Fund)에 투자하는 방법이다. 호주달러는 통상 상품화폐라고 불린다. 호주에서 많은 원자재를 수출하기 때문에 국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 호주경제가 좋아지고 덩달아 호주화폐 가치도 올라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게는 호주달러가 상승하는 시기에 원자재 펀드도 상승한다. 아니면 금에 투자해 놓는 것도 비슷한 효과가 기대된다. 미국달러하락 = 금가격 상승 = 호주달러 상승 의 등식이 대체로 성립하기 때문이다.
최근 호주달러의 고공행진을 보면서 다가오는 렌트비 납부일을 걱정을 하다가 간단히 돈에 대한 생각, 환전에 대한 생각을 해봤다. 개인적으로는 위의 전략 1과 2를 돌다 섞어주는 방법이 좋을듯 하고, 최근에는 거의 매일 환율을 체크하고 있지만 전략 1은 판단미스로 제대로 살리지 못했고, 전략 2의 나름 잘 적용한듯 하다. 일전에 투자한 농산물펀드의 상승이 최근 호주달러 상승을 많이 보완해 주고 있어서 조금은 위안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