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즈막이 일어난 텐트에서 바다가 살짝 보인다.
에스페란스 셋째날 어딜갈까 고민하다가 첫날 감동적이었던 Lucky Bay를 다시 찾기로 했다. 에스페란스에서 럭키베이만한 곳이 없기도 했고 첫날 2번이나 갔었지만 여전히 에스페란스에서 가장 갈만한 곳은 럭키베이라는 생각이었다. 오늘은 비치에서 세월을 낚다 올 계획으로 나섰다.
캠핑장 입구에는 커피차가 와 있었다. 인터넷에서 맛있는 커피집으로 추천이 많아서 전날 이 커피차를 엄청 찼았는데 알고보니 매일 오는 것이 아니였다. 매주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만 온다고 함.
참고: https://www.facebook.com/HaveABeanBreak/
오늘은 해안가로 연결된 길을 따라 차를 타고 내려가서 모래사장에 주차해놓고 한나절 쉴 예정. 보통의 모래사장과 달리 모래가 매우 단단해서 차고가 적당히 높다면 승용차도 내려갈 수 있을 듯 하다. 실제로 몇대 내려간 것을 보기도 했는데 그래도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비치 입구에 있었던 상어경고. 호주는 매년 수차례 상어로 인한 사고가 일어난다. 서호주 남쪽지역에서는 다수의 상어공격이 뉴스에 나오곤했다. 표지판에 의하면 어제 8시경에 3미터짜리 상어가 포착됐다 조심하라는 내용.
비치에 주차를 하고 의자를 펼쳐서 세월을 낚을 준비를 마쳤다. 맑은 날씨가 다행이었다. 호주에선 한여름이었지만 에스페란스는 퍼스에선 많이 남쪽이라 날씨가 꽤 선선했고 무엇보다 바닷바람이 매우 차고 강해서 수건을 덥고 있어야 했다.
멍때리며 세월을 낚는 중.
저 맑은 물에 안들어가면 후회할 것 같아서 잠시 물에 몸을 담가봄. 역시 물은 겁나게 추웠음. 에스페란스에서 물놀이 하려면 Ten Mile Lagoon Rock Pool 처럼 얕은 물이 살짝 갇혀있는 곳이 적당할 것 같다. 햇살에 어느정도 물온도가 올라갈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물깊이도 얕아서 놀기에 적당할 것 같다. 파도도 거의 없고.
바닷에서 멍때리기는 충분히 했고 해안가 산책코스를 걸어보기로 했다. 이곳에서 출발해 Hellfire Bay지나 La Brand Beach까지 연결되는 코스다. 우리는 언덕하나를 넘어 다음번 바다가 보이는 곳까지만 갔다왔는데 너무 힘들지 않고 풍광도 좋고 가볼만한 코스였다. 전체 코스는 15km로 하루짜리 트랙킹 코스로도 괜찮을 듯 싶다.
트레일 걷는 중. 짧은 영상.
트레일 초입에 보면 럭키베이를 내려다보는 캠핑장에 있는데, 이곳에 텐트를 치고 한 몇일 그긋하게 보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불빛이 없어서 은하수도 잘 보일 것 같고. 공용화장실과 아주 간단한 키친이 있긴했지만 왠만한건 자체해결 가능한 상태여야 캠핑이 가능할 듯 보였다. 식수라든지. 특히, 전기가 없기 때문에 배터리는 필수. 조리와 설겆이도 자체적으로 가능해야 할듯 싶다.
캠핑그라운드 정보: https://exploreparks.dbca.wa.gov.au/site/lucky-bay
돌아오는 길에 Twilight Beach를 한번 더 들렀다. 어제는 날이 흐려서 좀 우울한 바다였다면 오늘은 날이 맑아 본연의 에머랄드 빛 물색을 보여주었다.
인생바다를 본 것으로 Esperance는 충분히 죽기전에 꼭 봐야할 곳으로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지금까지 여러바다를 봤지만 정말 이런 옥빛의 바다는 처음이었다. 얼마나 아름다운 바다인지에 대해 오기전에 이미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몰디브나 괌 등등 다른 바다를 생각했었는데 실제로 럭키베리를 본 순간 저절로 감탄사가 터져나왔다.
고장난 드론 때문에 에스페란스를 제대로 담지 못했는데 유튜브에 공개된 잘 찍은 에스페란스 영상으로 아쉬움을 대신함.
내일은 에스페란스를 떠나서 알바니로 이동할 예정이다.